-
댓글시인 제페토의 그 쇳물 쓰지마라카테고리 없음 2023. 6. 27. 22:47반응형
1. 댓글시인 제페토 그는 누구인가
커뮤니티가 어느 정도 활성화 될 때였을 것이다.
댓글시인이 나타났다고 모두들 그랬다.
댓글로 시를 잘 써봤자 얼마나 잘 쓰겠어.
어느 날 누군가가 퍼 나른 글로 처음 제페토를 만났다.
제페토 자신은 평범한 40대의 직장인이라 밝히며, 인터뷰 및 신상공개를 거절해
신원을 알 수 없는 얼굴 없는 댓글시인이다.
2010년 당진 용공로 사고를 다룬 어느 기사의 댓글란에 쓴 시
'그 쇳물 쓰지 마라'로 유명해졌으며
나도 그 댓글로 제페토를 처음 알게 되었다.
그의 댓글시에 4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며
그 청년의 추모동상을 세우자는 모금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례 없는 댓글로 이루어진 시집이라니
그렇게 나는 제페토를 알게 되고 이 책을 사게 되었다.
2. 제페토의 대표적인 댓글시
당진서 20대 철강업체 직원 용광로에 빠져 숨져
7일 새벽 2시께 충남 당진군 석문면 한 철강업체에서 이 회사 노동자
김 모(29)씨가 작업 도중 5m 높이의 용공로 속에 빠져 숨졌다.
당진경찰서에 따르면 숨진 김 씨는 용광로에 고철을 넣어 쇳물에 녹이는 작업을 하던 중 발을 헛디뎌 추락했다.
용광로에는 섭씨 1,600도가 넘는 쇳물이 담겨 있어 김 씨의 시신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염에 청년이 사그라졌다.
그 쇳물은 쓰지 마라.
자동차를 만들지 말 것이며
가로등도 만들지 말 것이며
철근도 만들지 말 것이며
바늘도 만들지 마라.
한이고 눈물인데 어떻게 쓰나.
그 쇳물 쓰지 말고
맘씨 좋은 조각가 불러
살았을 적 얼굴 흙으로 빚고
쇳물 부어 빗물에 식거든
정성으로 다듬어
정문 앞에 세워주게.
가끔 엄마 찾아와
내 새끼 얼굴 한번 만져보자, 하게.
<그 쇳물 쓰지 마라>
3. 제페토의 새로운 시집 출간
우리는 미화되었다 라는 시집이 새롭게 출간되었다.
그 쇳물 쓰지 마라 이후 6년간의 기록이 담긴 두 번째 시집이다.
뉴스 댓글창에 써 내려간 제페토만의 댓글 시를 담은 시집으로
악성댓글로 인해 세상을 떠난 연예인부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별세후 처음 열린 수요 집회
이산가족 상봉 뉴스
코로나 시대를 담고 있는 뉴스를 제페토 시인의 생각대로
다양한 시각으로 그려낸 시집이다.
새로운 시집에 담긴 댓글 시들은
이번에는 뉴스에만 댓글 시를 단것이 아니라
풍경을 담은 포토뉴스나 감동스러운 뉴스에도
제페토는 글을 써 내려갔다.
새로운 시집 '우리는 미화되었다'의 제목은
어느 한 고인을 기리는 시의 한 구절을 따온 것이다.
그 고인은 극단적인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한 연예인에 관한 기사에 달린 댓글시
<야수들>의 전문이다.
이번 새로운 신간은
시의 위로가 필요한 시대에
제페토가 살피는 우리의 안부에 관한 이야기이다.
시집은 글이 길지 않고 두껍지 않은 책이지만
제페토 책 한 장 한장 실린 삶의 무게 때문일까
두껍지 않은 책이지만, 한 번에 끝까지 후루룩 넘기기는 쉽지가 않을 것 같다.
반응형